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지난해 12월초 기사 검색시 아웃링크를 도입한 데 이어 21일 뉴스박스 내 언론사별 페이지를 신설하는 등 그간의 폐쇄적인 뉴스 방식을 탈피, 부분적으로 개방적인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언론사와 상호 협력관계를 강화했다.
뉴스박스 언론사별 페이지는 이용자가 직접 최대 4개 언론사를 선택하면 포털 초기 화면의 뉴스박스에서 해당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경우 네이버 측은 이용자가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의 페이지로 넘어가게 돼 언론사의 방문자수와 페이지뷰가 늘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포털뉴스를 선호하는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패턴의 변화가 예상되면서 언론사와 포털, 또 언론사와 이용자간의 관계가 새롭게 재정의될 것이란 성급한 평가가 나왔다. 이는 2006년초 미디어다음이 언론사별 페이지를 별도로 신설한 데 이어 네이버는 아예 초기화면에서 구현해 상생관계 의지를 높였기 때문이다.
실제 네이버 뉴스박스 개편 시행 이후 신문사닷컴의 방문자수(UV)와 페이지뷰(PV)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198만명이던 중앙일보(www.joins.com)의 경우, 지난 1월 첫째 주 방문자수는 411만명으로 크게 늘어나 가장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계일보(www.segye.com), 국민일보(www.kukinews.com), 서울신문(www.seoul.co.kr), 머니투데이(www.moneytoday.co.kr) 등도 2~4배 가량의 방문자수 증대가 확인됐다. 하지만 동아일보(www.donga.com), 문화일보(www.munhwa.com) 등 일부 신문사닷컴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일부 신문사닷컴은 네이버 검색 채널로 유입되는 방문자수 보다 자체 성장을 통한 신규 방문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곳이 조인스닷컴으로 1월 첫째 주 기준으로 네이버를 통한 뉴스 유입 순방문자 수는 오히려 전주 대비 40만명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렇게 언론사별로 방문자 및 페이지뷰 증감의 폭이 다르고, 그 내용에도 미묘한 차이가 생기면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네이버를 통해 언론사 웹 사이트로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버리는 일회성 방문만 급증할 뿐 오래 체류하거나 댓글을 남기기 위해 회원가입을 하는 등 신문사닷컴에 생산적인 결과물을 내고 있지 못하다. 이때문에 객관적인 분석이 이른 시점을 감안하더라도 신문사닷컴들의 반응은 고무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한 신문사닷컴 관계자는 “포털사이트 뉴스 서비스의 변화에 따라 대부분의 언론사에게 일시적인 방문자수 증가를 기대할 수 있고 실제 그렇게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언론사 브랜드 파워를 제고하고 독자의 로열티를 끌어 올리는 등 진정으로 원하는 결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웹 사이트와 관련된 수치의 단순 증가가 신문사닷컴에 특별하고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상정하는 계기가 되기엔 역부족이란 것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와 뉴스소비의 축도 포털사이트 중심 구조의 변화도 당분간은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인스닷컴 한 관계자는 “네이버 뉴스박스 언론사별 페이지 등은 신문사닷컴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시장 구조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비판론의 기저에는 언론사별 페이지 등 뉴스 서비스 방식의 변화는 대포털 비판을 비껴가려는 포털사이트측의 생색내기라는 평가도 깔려 있다. 이와 관련 웹 2.0 전문가인 김중태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네이버는 아웃링크나 딥링크 등을 통해 댓글 관리 등의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경우 언론사들은 포털에서 넘어오는 트래픽의 부담을 처리하는 비용을 받는 것인 만큼 단순히 환영할만한 일이 아닌 셈이 된다. 즉, 언론사는 방문자수와 페이지뷰가 늘면서 실제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대신 이를 관리하고 제어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개방과 공유라는 웹 2.0의 문화가 인용되고 있다. 언론사들도 자신의 뉴스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분산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예컨대 개인 블로그에서도 신문 기사를 볼 수 있고 덧글 또는 의견글을 언론사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를 언론사가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언론사의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혁신 프로그램이 더욱 중요하게 되는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언론사는 공유, 분산 등 새로운 변화들을 수용하는 한편 브랜드 및 콘텐츠 경쟁력 제고를 위한 끊임없는 내부 혁신을 진행하면서 포털과의 새로운 관계 설계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이번 네이버 뉴스박스와 관련된 언론사들의 대응을 보더라도(표 참조) 인터넷 미디어 및 온라인 저널리즘에 대한 투자가 진행된 신문사닷컴의 경쟁력 우위를 확인할 수 있다. 중앙일보의 경우 ‘여중생 집단 폭행 동영상 공개 파문’ 기사를 다루면서 단일 기사 조회수로 역대 최고인 42만건을 기록했다. 이 이슈 기사가 네이버 뉴스박스 언론사별 페이지에 유일하게 게재된 데 따른 결과였다.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의 한 기자는 “페이지뷰의 증가세가 확연해지면서 뉴스 생산량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중앙사보는 “중앙일보 웹 사이트의 12월 수주 광고액은 지난 2001년 이후 월 매출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인터넷 미디어 성장 전략이 부재한 대부분의 신문사닷컴은 네이버 뉴스박스와 관련된 실질 기대를 꺼내기도 힘든 실정이다. 한 경제지닷컴의 관계자는 “편집국 등에서 인터넷 뉴스 강화를 주문하고 있지만 기자들한테 파급되지 않고, 제대로 된 전략도 공개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근본적인 변화 요구가 절실한 가운데 네이버 뉴스박스와 관련된 직접적인 고민도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 관계자는 “네이버 뉴스박스 때문에 속보를 늘린다거나 하는 대응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트래픽 유입 확대를 위해 제목을 달 때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즉, 포털뉴스 서비스 방식 변화에 따라 인터넷 뉴스의 생산, 편집, 전송 등 전반적인 검토와 문제제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 신문사닷컴 기자는 “주요 포털의 인기 검색어를 지켜보면서 기사 생산을 하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뉴스박스 언론사별 페이지는 결정적인 도화선이 된 셈이다.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의 한 기자는 “한 시간 전 송고를 마친 기사를 몇 십분 단위로 계속 수정해서 노출 결과 상단에 올리려는 행태가 언론사간에 서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포털 검색어 주문형 기사 생산 시스템’을 우려했다.
특히 계속 수정을 해서 최신 기사 리스트 상단에 유지하려는 언론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져 통신사 기사나 타신문사 기사를 베끼는 경우도 확대 일로에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옐로우성 기사나 가십형 기사는 특별한 취재력이 필요치 않은 대신 빠른 대응이 가능해 연예, 스포츠 뉴스 생산이 강화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이때문에 네이버 뉴스 서비스 변화는 언론사들의 선택적, 개별적 대포털 전략을 요구하는 동시에 뉴스의 생산, 유통 방식은 물론이고 표현방식-스토리 텔링 등 온라인저널리즘 전반에 대한 투자 강화의 필요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신문기업의 동영상 콘텐츠 및 뉴미디어 실행 속도를 내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 형식과 내용은 포털뉴스와 이용자의 뉴스 소비 패턴 변화 과정에서 신문사닷컴이 내부 혁신을 어떤 수준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경제 미디어연구소 최진순 기자 soon69@paran.com /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덧글. 이 포스트는 월간 미디어퓨처(Media+Future) 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지난달 15일께 원고를 마무리해 시차가 있긴 하지만, 내용에는 큰 변화가 없어 그대로 게재합니다. 이 글은 무단으로 퍼가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