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문산업계가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종합일간지를 중심으로 하반기 이후 광고매출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내년도 긍정적 전망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를 비롯 세계적 신문들이 스스로 신문산업에 애도를 표한 것과는 다르게 여전히 신문의 영향력과 지위를 강조하던 국내신문의 자신감은 이제 종적을 감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신문사들은 벌써부터 감원과 구조조정을 거론하고 있으며 비상경영에 나선 신문, 방송사도 등장했다. 신문사 종사자들의 동요도 심상찮다. 일부 신문사 간부진들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국내 메이저 신문사들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수백억원의 광고매출 적자가 예상된다. 상반기 비교적 선전하던 것과는 다르게 전세계적 금융위기의 파고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방송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투자를 전개해왔던 대형 신문의 전략도 실패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신문은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방송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으나 사업성은 여전히 시계제로다.
보도채널, 종합편성채널의 겸영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한해 평균 제작비 2,000~3,000억원을 감당하면서 수익을 낼 것으로 보는 낙관론은 사실상 어디에도 없다. MBC도 올해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방송환경도 녹록치 않다.
내년 도입이 예상되는 민영미디어렙도 언론산업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으면서 자본력이 취약한 신문산업을 더 침울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광고주들은 효과가 측정되는 플랫폼을 선호하고 있어 쌍방향성과 상품성이 떨어지는 신문과 그 콘텐츠를 점점 기피할 것이다.
주요 매출인 광고를 수주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에서 온라인 광고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이미 1조원을 넘어선 온라인 광고시장은 신문산업에게 매력적인 곳이 분명하다. 일부 신문사는 온라인 광고 사업에 직접 손을 대는 곳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의 최소한 절반 이상을 점유한 포털사이트의 벽은 신문산업의 꿈을 멍들게 할 만큼 높다. 신문사닷컴이나 신문의 광고영업이 ‘과학적’이기보다는 ‘정치적’ 공학에 얽매여 있는 점도 지능적이고 타깃화하는 새로운 광고모델과 충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몇몇 신문사를 중심으로 온라인 광고 시장을 탐문하는 노력들이 지속되고 있다.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나 잠재성은 인정되고 있는 신문-포털간온라인 광고 협력모델은 적어도 내년에는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8월 공식출범한 한국신문협회 기조협의회 산하 3기 포털TFT도 그 분야에 방점을 매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초 경북 포항에서 열린 신문협회 경영세미나에 참석한 발행인들도 인터넷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 광고확보라는 과실을 따는데 종전보다 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신문사들이 포털에 뉴스 판매 모델만을 고수하다가 광고와 결합한 유통 모델에 눈 뜬 것은 불과 2~3년 전의 일이다. 공동포털, 전면 아웃링크 등 다양한 방법론도 논의됐고 포털과 협력관계 구축도 재부상한 바 있다.
신문협회가 아직 어떤 구체적인 안을 제시할지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큰 가닥은 포털을 배제하거나 포털과 강한 파트너십을 원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융합 국면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신문업계의 막다른 승부수나 다름없는 제안을 받는 포털사업자의 선택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포털도 뉴스서비스를 계속 고수하는 한 정치사회적 저항을 감수해야 하는데 신문산업계와 밀착관계는 사업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출구가 될 수 있다. 일부 포털이 신문사의 바람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것도 그같은 절박성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포털사업자들도 뉴스 구매 비용, 관리 및 대응 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수익성은 낮고, 포털 이용자들의 뉴스 서비스 이용률이 예전같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뉴스 소비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났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네이버가 10일 공개한 뉴스캐스트의 경우 포털이 행사하는 뉴스 편집권을 포기하는 모양새는 갖췄지만 신문사의 포털종속을 심화하는 야누스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치사회적 비판을 면피하려는 또다른 꼼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의 이같은 행보는 포털사업자가 뉴스 서비스를 대하는 고민이 전혀 다른 각도로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포털의 주도하는 뉴스가 아닌 언론사가 관리하는 포털뉴스로서의 변화가 기정사실화하는 셈이다.
여기서 신문사들은 더 나아가 포털 뉴스페이지(카페, 블로그 포함)에 광고영업의 주도권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사가 뉴스 페이지내 광고 인벤토리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을 포털이 수용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것 외에 언론-포털이 상생할 수 있는 모델도 없는 상황임을 포털사업자들은 잘 알고 있다. 또 최근 다뤄지는 포털 규제입법(저작권법 등)이 온라인서비스제공사업자(OSP)에 대한 처벌수위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음도 잘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과 포털사업자는 저작권이 존중되는 뉴스와 광고의 결합이 결정적인 이슈라는 점, 포털을 완전히 배제하거나 아니면 아예 완전히 밀착하지 않으면 안되는 마지막 시기라는 점 등에 대해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미디어비평지 기자는 “신문업계 입장에서는 향후 광고매출이나 방송사업도 돈이 될 것 같지 않고, 신문산업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포털 관련 모델이 아니면 수익을 낼 데가 없어 보인다”고 논평한다.
신문산업이 벼랑 끝에서 다시 인터넷을 부여 잡는 형국인 만큼 포털 사업자는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사를 포함 시장내 전체 관계자들이 인터넷 산업의 변화를 자신이 존재하는 영역의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다.
포털사업자도 지난 십여년간의 뉴스 서비스를 전개하면서 함께 번영하는 솔루션을 나름대로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단지 (신문-포털간 협력은) 시간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뉴스 소비자인 인터넷 이용자들이 이 양자의 협력을 포함 법제도 등 수많은 변수들 속에서 이익을 볼 수 있겠느냐는 점이고 이것은 아직 수면 위에 있지 않아 보인다.
결국 시장내에서 콘텐츠와 저널리즘 전반에 대해 이용자의 열렬한 신뢰를 형성하지 못한 신문계의 인터넷 (포털) 잡기는 산 넘어 산인 동시에 이제부터 시작이다.
신문의 미래는 인터넷도 TV도 아닌 저널리즘 그 자체에 대한 뉴스 소비자의 매력과 호감을 얻는데 달려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신문은 기본으로 돌아가서 떠난 소비자와 광고주들을 정중하게 대하고 합리적으로 소통해 진정한 신임을 얻어야 할 것이다.
오래도록 구축한 저널리즘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핵심적이고 우선적인 과제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난 주 발표된 삼성경제연구원 CEO Information "인터넷과 미디어 산업의 재편"이라는 리포트 하나를 소개한다.(우리 팀장님 책상위에서 발견 ^^;) 최근 경기 침체의 직격탄 중 하나는 언론사가 아닌가 싶다. 기업들은 죽는 소리를 하며 광고를 기피하고 들리는 소리로 올해 광고 매출이 40% 급감하면서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한다. 게다가 올해는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으로 인해 상반기 광고매출은 반토막이 났으니 그로인한 타격도..
한국신문업계는 포털뉴스를 상대로 버거운 싸움을 해오고 있다. 포털뉴스의 영향력은 커지는 반면 신문사의 웹 서비스는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뉴스 유통시장의 주도권은 포털사업자의 수중에 들어가 있고, 증가세에 있는 온라인 광고시장의 과실도 신문업계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신문의 뉴스 유통 전략이 처음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에 인터넷에 첫 발을 들인 포털사업자들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신문업계와 접촉, 손쉽게 뉴스 유통을 할 수 있는 판을 벌였다. 이는 1990년대 후반 닷컴을 새로운 캐시 플로우로 상정했던 신문업계가 당장의 매출에만 매달린 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산업적 경영적 배경은 결국 언론-포털간 관계를 '공급자-유통자'의 관계로 한정했고, 신문업계는 인터넷에서 콘텐츠 판매 그 이상의 가치창출을 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즉, 초기 뉴스 콘텐츠 판매 모델은 신문사닷컴에 수익이라는 열매를 준 반면 포털사이트의 배만 불리는 독배가 되는 것임을 판단하지 못했다.
포털이 주도하는 인터넷 뉴스 시장
이 결과 전통미디어는 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 대통령 선거 등 굵직굵직한 이슈에서 포털사이트의 의제설정 주도권을 넘겨주게됐다. 언론사들은 포털사이트 아궁이에 마른 장작을 연일 제공하는 머슴처럼 일만 한 것이다. 이때부터 엄청난 방문자수 등으로 확보된 트래픽은 포털을 인터넷 시장의 공룡처럼 만들면서 신문업계를 한낱 CP로 전락시켰다.
출처 : 코리안 클릭
2004년 7월 포털사이트 파란닷컴이 5개 스포츠신문의 독점 공급권을 따내면서 불붙은 포털의 뉴스 유통 주도권은 2005년 2월 '연예인X파일' 노출로 전기를 맞는다. 신문업계는 포털에 빼앗긴 뉴스 유통 주도권을 되찾지 않으면 온라인 비즈니스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신문업계는 뉴스 콘텐츠 이용 규칙을 비롯 포털과의 뉴스 유통 협상에서 이익을 찾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미 커질대로 커진 포털의 힘은 신문업계의 협상력을 번번이 궁지로 몰아넣었고, 막대한 자본력으로 뉴스 콘텐츠를 포식했다. 특히 포털의 인링크 서비스는 이용자들을 더 이상 언론사 웹 사이트로 들어오게 하지 않음으로써 갈등은 첨예화했다. 언론사들은 '뉴스 저작권'을 토대로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때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이하 온신협)는 '아쿠아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공동 연대가 시작됐다.
특히 포털뉴스 편집의 선정성, 편파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전통매체가 포털의 뉴스재매개 이른바 포털저널리즘과 자사의 온라인저널리즘 전반에 대한 각성의 계기로 삼게 됐다. 또 터무니없이 낮은 공급단가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신문업계에 광범위하게 자리잡게 됐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방식의 포털뉴스 서비스 도입에 대한 관심도 증폭됐다.
언론-포털간 긴장관계 지속
포털측은 스스로 뉴스 서비스를 진화시켰다. 언론사의 뉴스를 공급받아 재가공하는 등의 형태로 이용자들의 구미를 맞췄다. 카테고리를 세부적으로 만들었고 재미있는 뉴스를 집중 부각시켰다. 심지어 일부 기자들을 프리랜서 형태로 영입해 독점 콘텐츠를 제공했다. 2006년 네이버에 개설된 민훈기의 MLB 소식이나 이동진 기자의 영화 정보는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신문협회는 뉴스 시장을 잠식당하자 포털대응TF를 개설했고, 중장기적으로 언론사 공동의 뉴스포털 사이트를 새롭게 설립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언론사가 개별적으로 맺는 포털과의 계약시점을 한 시점으로 통일하고, 언론사 뉴스의 포털 db 보유기간을 1주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러는 과정에서 언론사들은 온라인 뉴스에 투자를 진행했다. 통합뉴스룸 논의도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일부 신문사는 온라인 뉴스 부서를 편집국 안팎에 신설했다. 인터넷 전용 기사도 생산했다. 또 일부 매체는 포털을 저널리즘적으로 활용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중앙일보(조인스닷컴)이 미디어다음 회원들을 통해 인터넷 여론조사를 공동으로 실시, 이 결과를 뉴스로 보도했다.
언론사 자구책 마련…포털 전방위 압박
점증하는 사회적 비판에 직면해온 포털사업자들은 뉴스 서비스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2007년을 전후로 이용자위원회를 앞다퉈 개설했다. 또 검색시 아웃링크, 언론사별 페이지 등 포털 뉴스 서비스 내용과 형식을 일부 변화시키면서 언론사와의 공생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 언론사들은 조선일보 등 10여개 신문사를 중심으로 공동 포털 구축 움직임을 재개하면서 ‘뉴스뱅크협의회(이하 뉴스뱅크)’를 만들었다. 뉴스뱅크는 한국시장에 진입한 구글과 전면적인 아웃링크를 골자로 하는 계약을 추진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하는 개가를 올렸다. 2007년 하반기 일부 신문사들은 뉴스 저작권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구글 방식을 시장에 도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인링크 서비스를 고집해온 네이버가 일부 유력 신문사와 과거기사 디지털화와 뉴스 장기 공급계약 등의 조건을 내걸면서 언론사와 구글간 결속을 사실상 와해시켰다. 협상력이 더욱 강해진 네이버를 위시한 국내 포털사업자는 뉴스뱅크측이 주도하는 콘텐츠 유통모델(온라인 광고 포함)을 수렴하지 않은 채 ‘공생’ 의지를 다시 후퇴시켰다.
이명박 출범 이후 포털사업자에 대한 규제제도 도입이 급물살을 타면서 언론사들도 다시 포털 포문을 일제히 터뜨렸다. 우선 촛불정국을 거치면서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등에서 신문사 광고주 불매운동을 방조한데 대해 책임을 묻는 한편 포털규제입법을 지지하고 나섰다. 일부 신문사는 저작권 침해를 들어 특정 포털사업자에 소송을 제기했다.
유례없는 언론사 공동 전선
또 총 7개 신문사가 포털사이트 다음에 뉴스 공급을 전격 중단하는 한편, 신문협회는 포털TF를 재가동해 포털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현재 신문업계는 포털에 뉴스 공급을 아예 중단하거나 아웃링크 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한편 뉴스 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위해 관련 법률을 검토하고 있고 업계의 가이드라인도 제정할 계획이다.
즉, 신문업계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극복하고 포털에 내어준 인터넷 뉴스 유통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협력’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새 정부가 포털규제 조치를 드라이브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만큼 뉴스 유통 질서를 저작권자가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치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털사업자들 역시 뉴스 서비스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이르면 올해 말 기존의 뉴스 서비스를 혁신하는 ‘오픈캐스트’를 예고하고 있다. ‘오픈캐스트’는 이용자들이 네이버 초기화면의 다양한 서비스 카테고리를 편집하고 이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다음 역시 뉴스 페이지 내 광고 영역을 부분적으로 언론사에게 내주는 조건을 걸었다.
특히 포털 안팎에서 뉴스 서비스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상하는 목소리들이 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뉴스 서비스 방식 즉, 인링크 방식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링크 방식에 따른 뉴스구매 비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뉴스 편집권을 행사함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과 그 리스크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특히 포털 관계자들은 웹2.0 등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이 펼쳐지는 웹 생태계에도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포털 뉴스 서비스 패러다임 변화 논의
이에 따라 언론사들이 뉴스 공급 계약 문제를 원점에서 검토할 경우 단순한 뉴스 구매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역할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기에는 합법적인 콘텐츠 유통에 따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협력관계를 만들어보겠다는 구상도 담겨 있다.
이와 같은 시도는 뉴스뱅크의 ‘콘텐츠 매칭 광고’ 모델과 뉴스코리아(언론재단)의 저작권 신탁이 대표적이다. 즉, 콘텐츠를 단순히 포털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가치를 확보해서 수익을 분배하자는 것이다. 현재 사회적으로 포털사업자가 처한 수세적인 국면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전에 없는 언론-포털간 공생 모델이 정착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그러나 그간 언론과 포털의 공생 모델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언론사들이 포털에 기사를 제공하면 포털은 편집권을 행사해 언론사의 뉴스 가치를 완전히 해체시키는 반면 인터넷 이용자들의 기호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발굴해 놀라운 트래픽에 따른 광고 유치로 막대한 이익을 누렸다. 언론이 포털과 단순 공급계약을 맺은 이후 그때그때 언론사와 협력모델을 제시했지만 그것은 그때 뿐이었다.
다음의 경우 일부 언론사의 기획 서비스를 특집으로 편성하거나 특정 이슈에 대해 공동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널리즘’의 완성도를 보완해주는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예를 들면 한겨레신문의 노드 프로젝트(Node Project)는 일부 전문 기자들의 콘텐츠를 네이버에 독점 전재하고, 네이버는 이를 돋보이게 노출하는 형태다. 다음의 경우 블로그 기자단을 신문사와 협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미 서울신문, 중앙일보, 한국경제신문 등이 가담하면서 트래픽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언론사가 온라인저널리즘에 투자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지 않음으로써 더 이상 전개되지 않았고, 포털측도 이용자들의 기대 이하의 반응으로 꾸준한 시도를 이끌지 못했다.
언론-포털간 협력 관계 지속이 관건
네이버는 언론사 과거 기사를 디지털화해주고 이를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전략을 제시해 일부 언론사가 계약을 맺었다. 언론사가 재원부족으로 과거 기사를 데이터베이스화하지 못하는 것에 착안해 네이버의 기술과 자본으로 지원하고 과거 기사 검색 등에 따른 광고 분배로 수익을 창출하는 식이다. 또 네이버는 특정 신문사의 특정 기자 코너를 포털 뉴스 페이지에 부각시켜 ‘스타기자’, ‘매체 브랜드’를 공고히하는 전략을 제시해 일부 언론사가 가담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언론-포털간 공존 모델은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 일과적으로 개선, 보완된 것으로 언론사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검색시 아웃링크의 경우 언론사 사이트로 유입되는 이용자들이 ‘휘발성’의 특성을 나타내 언론사 트래픽에 긍정적 결과를 낳지 못하고 있다. 즉, 언론사 기사를 보고 다시 포털로 돌아가고 마는 뜨내기 이용자들만 양산한 것이다.
특히 현재까지 국내 언론사와 주요 포털간 협력모델은 기사 판매를 바탕으로 하는 '라이센싱' 모델이다. 라이센싱 모델은 콘텐츠 매출을 발생시키지만 포털이 뉴스 유통 이후 주도권을 행사함으로써 이후 부가가치를 유발하는 몫은 포털이 챙기는 구조다. 또 최근까지도 포털은 뉴스공급계약을 맺은 언론사 기사만 포털에서 검색 노출을 하는 등 폐쇄적인 정책을 펴왔다.
현재 언론사들은 현재 인터넷 시장의 가능성에 대해 ‘공동 비즈니스’와 ‘광고’라는 데 초점을 두는 모양새다. 언론사들이 함께 모여서 결속력을 가질 때만 의미있는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때 광고를 포털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다면 막대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뉴스뱅크의 경우 언론사 개별 뉴스 내용과 광고를 일치시켜 포털 뉴스 페이지와 포털 커뮤니티에 유통시키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그러나 뉴스뱅크와 포털간 협의는 정치사회적 문제로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물론 포털규제 제도 향방에 따라서는 극적인 타결도 예상된다. 신문업계나 포털 모두 기존 방식의 뉴스 서비스 보다는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를 통해 개선책을 만들자는 데 사실상 동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지 않아 신문업계 차원의 뉴스 포털이나 전면적 아웃링크 또는 포털 뉴스 페이지내 광고를 언론사가 주도하는 새로운 공존 모델 탄생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인 지배적이다.
언론사의 온라인 혁신도 상당히 중요
하지만 국내 인터넷 시장을 포함 미디어 생태계에 구조적인 문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시장 규모가 작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또 시장 자체도 기형적이다. 경제인구 2,300만명의 시장 내에 미디어 기업이 너무 많고, 로컬 신문 등 차별성을 갖는 전문 매체들의 자립도가 매우 낮다. 여기에 ‘뉴스=공짜’라는 저작권 문화와 함께 관련 법제도도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이다.
포털을 통한 정보 소비 집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언론과 포털의 협력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웹2.0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는 인터넷 이용자들로 하여금 보다 주체적이고 생산적인 문화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신문업계를 중심으로 한 올드미디어 진영은 새로운 정보 소비세대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채 이념적으로 경도된 저널리즘으로 시장내 신뢰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문업계의 공동대응이 그때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물거품이 됨에 따라 포털과의 관계 설정을 모색하는 데 있어 장애가 될 가능성도 있다. 포털사업자들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네이버, 다음 양강 포털의 시장질서가 굳어짐에 따라 언론-포털의 새로운 동반자 관계 설정에 논란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같은 문제들을 극복하고 언론-포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결국 신문업계의 공통된 인식 일치, 그리고 온라인 저널리즘 분야에 대한 항구적인 투자와 함께 포털사업자의 진정한 ‘윈윈 모델’ 실천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하는 제4회 세계한인언론인협의회 워크셥에서 발표한 자료의 텍스트본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인터넷 매체를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 기자들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고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가 고르지 않아 눈높이를 맞추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덧글. 가장 마지막 표 이미지의 출처는 <황용석(2008), '한국온라인뉴스 서비스시장과 협력적 에코시스템'>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포털뉴스 서비스가 인터넷 전반을 통제하려는 일부 정치권의 시도 속에서 어떤 제도적 장치로 결론을 맺을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포털뉴스의 사회적 영향력과 폐해가 적지 않다면서 신문법, 언론중재법 등 언론관계법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기존 포털뉴스 서비스가 엄격히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촛불시위 과정에서 인터넷 포털을 중심으로 한 사이버 여론에 혼쭐이 난 이명박 정부는 소수의 '악플러'들을 문제삼으면서 해외에서는 용도 폐기 처분된 '모욕죄'까지 들고 나올 조짐이다.
이미 제한적 본인 확인제는 사실상의 전면적 실명제로 분위기를 띄우며 중무장할 태세다. 여기에 포털의 대표적 미끼 상품인 '뉴스'를 붕괴시키는 쪽으로 국회에 법안이 계류 중이다.
정부 여당의 포털 규제 입법은 이용자의 뉴스 소비와 표현 자유의 영역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결코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
언론 관계법에 포털뉴스를 포함시키는 것은 아직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급하다. 포털과 경쟁하면서 곤경을 겪고 있는 한국신문협회는 포털을 신문법에 등재한다는 것은 뉴스 재매개에 대해 사회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으로 규제가 아니라 사실상의 진흥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적 견해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내 이해관계자의 한 축인 신문업계의 의견도 충분히 수용하지 않은 셈이다.
학자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포털의 뉴스편집 행위는 사실상의 언론행위라면서 포털의 언론적 지위를 인정하자는 쪽도 있지만, 포털뉴스 서비스의 영향력과 신문법과는 무관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포털의 뉴스 재매개와 관련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제3의 법률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포털뉴스를 둘러싼 개념화 논의는 수 년 전부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이런 이유 때문에 무작정 법제화를 늦추자는 것은 아니다.
포털뉴스의 영향력과 역기능을 고려할 때 당장에는 피해구제 부분만을 언론중재법에 담아내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만큼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숙의과정을 거쳐 포털의 언론화 논의를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
현재 포털사업자는 기존 뉴스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는 오픈 캐스트 시행 방침을 밝혔고 일부 포털사업자는 전면적인 아웃링크를 고려하고 있다.
신문기업도 벌크방식의 뉴스공급을 멈춰야 한다는 자성론이 무르익고 있다.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포털뉴스의 언론화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포털뉴스에 대한 법제화가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사이버 모욕죄, 제한적 본인 확인제, 포털의 임시 조치 등 인터넷 이용자의 여론 수집과 형성 전반에 걸쳐 '차단막'이 길게 드리우고 있는 시점에서 제기되는 의혹을 벗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포털은 이제 정치공방의 중심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털뉴스를 둘러싼 법안 심의 과정은 객관적인 토론보다는 정치적 갈등으로 점철돼 최악의 누더기 법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포털 법제화는 결과적으로 이용자를 불편하게 할 수밖에 없다. 이미 인터넷 이용자의 자유는 심각히 위협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네티즌간의 오랜 불화 관계가 복원할 수 없는 결별 수순으로 이어질까 우려되는 시점이다.
덧글. 서울신문 기자와 6일 전화 인터뷰를 마치고 오늘 기사를 본 뒤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어 포스트한다.(이미지는 서울신문 10월7일자)
포털뉴스 문제가 불거지는 이유는 언론 대부분이 포털에 뉴스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면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한 언론의 위기는 심화할 수밖에 없다.
신문업계가 뉴스 유통에 대한 전면적 변화를 더 이상은 늦춰서는 안된다. 그러나 언론 신뢰도, 만족도가 낮은 상황에서 포털을 배제하고 인터넷 뉴스 유통의 홀로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단 하나의 열쇠는 올드미디어가 성찰적 혁신의 장도에 오르는 것이다.
인터넷, 그리고 이용자와 포털 등을 싸잡아 공격하는 것으로 이미 황혼에 들어선 종이신문의 영향력을 만회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전 세대가 애용하는 인터넷을 단지 수동적인 소비와 순응하는 여론 공간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에 편승하는 것은 (혁신없는) 올드미디어가 마지막 남은 지위를 남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 포스트는 한국언론재단이 발행하는 미디어 전문 월간지 '신문과방송' 10월호에 게재된 포털 등 인터넷 미디어 규제 법안 관련 전문가 의견글 중 일부입니다.
9월 중순 신문과방송 기자의 이메일 질문에 답변한 전문을 포스트합니다. 일부 내용은 한국신문협회 기조협의회 산하 포털TFT 견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현재 저는 포털TFT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포털을 언론 범주에 넣기 포털을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등 기존 매체법에 포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맥락이 서로 다른 뉴스들을 무작위로 편집하고 뉴스의 탈가치화를 발생시키는 포털의 뉴스편집은 종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이다. 따라서 포털 뉴스편집의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기존 매체법에 넣는 것보다 완전히 새로운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은 서로 연결돼 있는 체계인 만큼 신문법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언론중재법에서도 다뤄서는 안된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 포털을 ‘언론’으로 정의하고 있으나 그것은 특정한 시기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적다.
얼마전까지 언론중재법에 포털뉴스 서비스 피해 구제를 적시하는 부분에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은 포털의 언론화 논의와는 다른 맥락이었다. 신속한 피해자 구제를 위한 별도의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사회적 논란을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는 피난처로 언론중재법이 나왔던 것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포털과 언론사가 뉴스 서비스의 획기적 방향전환을 검토하고 있어 공급자 및 유통자의 지형에 일정한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편집행위’만 가지고 ‘언론’으로 설정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포털뉴스 편집과 그 영향력만으로-기능론적 접근으로 다룬다면 오히려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확대,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신문법은 규제법이기 보다는 진흥에 가까운 법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포털과 같은 뉴스 유통 플랫폼이 빈번하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 재매개자가 뉴스 선별 기준과 편집 방침, 편집자 정보 등 관련 데이터 공개를 골자로 하는 뉴스 서비스 사업자법(가칭)으로 인터넷 포털 뿐 아니라 IPTV, 모바일 등의 환경을 고려한 미래지향적 입법이 필요하다.
● 포털 사업자 및 모니터링 의무 강화 추세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 즉,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책임 부과를 확대하는 것은 네트워크, 서비스, 콘텐츠 등의 영역으로 나눠 선진국형 수평규제로 전환하지 못한 데서 초래한 것이다. 네트워크 제공자는 망 동등접근을 보장하고 서비스제공자는 이용자 접근을 보장하며 콘텐츠 제공자는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는 책임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접근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포털사업자의 서비스 모니터링 의무 강화는 결과적으로 콘텐츠 제공자의 창작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으며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전반을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도 있다. 국가가 포털사업자를 앞세워 검열하고 통제하려들수록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도 높다.
다만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반사회적 사이버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점은 꾸준한 교육적 예방책이 필요하다. 이는 ‘포털 감시견’을 내세우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이 더 들 수 있지만 내용규제의 강화로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더 나아가서 문화적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생산적인 선택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포털사이트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저작권 침해를 방치하고 있는 대목은 법률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저작권법의 확립과 함께 포털의 실질적인 후속책도 꾸준히 시행돼야 할 것이다. 업계가 자율적으로 상생과 규제 모델에 근접할 수 있는 논의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여겨진다.
● 임시조치(블라인드 조치) 관련 지난해 통과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핵심은 권리침해자의 요청에 따라 포털 등이 임시조치를 취하도록 한 부분이다. 인터넷 게시물의 전파속도를 고려할 때 신속한 조치의 필요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인터넷에서 명예훼손 및 사생활 침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다른 적정한 대안이 없었던 것도 인정된다.
하지만 포털과 같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강화된 책임과 의무는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게시물까지 무분별하게 차단하는 쪽으로 행사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권리 침해자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법적 책임을 고스란히 포털 등의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감수하도록 할 경우 블라인드 남발도 우려된다.
또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분쟁조정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하도록 돼 있으나 그것이 최종 판결의 성격이라면 위헌의 가능성이 있다. 사법부가 아닌 곳에서 표현물 삭제를 확정짓도록 해서는 안 된다.
● 기타 지금까지 언론과 인터넷 포털 간의 관계는 콘텐츠 제공자와 서비스 제공자간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유통플랫폼을 독점한 포털사이트가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에 가까운 실력행사를 통해 ‘상생’ 모델보다는 ‘독주’ 체제를 형성함으로써 콘텐츠 제공자와 갈등이 첨예하게 형성된지 오래다.
또 기계적인 알고리즘에 의한 포털뉴스 편집을 요구하는 신문업계의 목소리도 커져 있는 상황이다. 포털뉴스 편집권과 관련된 입법에서 서비스 자체를 제한하는 정치적 규제법보다는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산업적, 문화적 측면을 반영한 합리적 방법이 도출돼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포털규제 논의에서 공정거래법 체계에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시장획정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이미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비즈니스의 지위와 규모가 발전하고 있는 만큼 산업 활성화의 관점에서 저작권법 등이 엄격히 다뤄질 필요도 있다.
물론 저작권을 보호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유통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업계의 공론의 장 마련이 절실하다.
현재 신문등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이하 신문법)에 따르면 컴퓨터 등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와 통신망을 이용, 정치·경제·사회·문화·시사 등에 관한 보도·논평·여론 및 정보 등을 전파하기 위하여 간행하는 전자간행물로서 독자적 기사 생산과 지속적인 발행이 이뤄질 경우 ‘인터넷신문’으로 정의한다.
이 경우 포털은 “독자적인 기사 생산을 위한 요건으로 취재 인력 2인 이상을 포함하여 취재 및 편집 인력 3인 이상을 상시적으로 고용하고, 주간 게재 기사 건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자체적으로 생산한 기사로 게재할 것” 등을 충족하고 있지 않아 언론의 범주에 들어갈 수 없었다.
“포털 언론화 논의 시동”
그러나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뉴스를 유통하는 모든 인터넷 사이트도 언론에 포함하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포털의 언론화 논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소송, 반론보도 청구, 손해 배상이 포털로 쏟아지는 것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즉, 포털이 기사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뉴스를 배열하고 위치를 정하는 등의 편집에 따라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문화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주무부처에서 포털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입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포털 규제 논의가 불붙게 된 것은 포털이 뉴스를 재매개(remediation)하면서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취재, 편집, 보도 등을 모두 포함해야 하는 전통 저널리즘의 잣대로는 도저히 언론이 될 수 없지만 전달과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뉴스 생산 못지 않은 파급력을 확보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뉴스유통과 배치만으로도 영향력 확보
사실 포털 저널리즘은 완전히 새로운 저널리즘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선택권을 높이는 뉴스의 배열 및 속보 중심의 서비스, 무정형의 뉴스가 확산되는 포털의 유통방식은 전통 매체가 일방적으로 정해 놓은 뉴스와 형태를 좇아야만 했던 시대를 종식시켰다.
포털은 이를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뉴스 서비스라고 표현한다. 또 공공재인 뉴스 소비를 확대시켰다고 주장한다. 독립형 인터넷 신문도 전통 매체와 동등하게 놓고 서비스하면서 과거에 유지되던 언론 시장 질서는 무가치하게 됐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게 다양성이 확보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공공적인 뉴스보다는 연성뉴스 위주의 편집으로 선정주의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경제적 이익에 주력하는 포털사업자의 특성 때문에 뉴스의 상업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클릭을 높일 것인가를 고민하다보니 옐로우저널리즘(yellow journalism)으로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상업주의와 사회범죄 온상
특히 뉴스 댓글을 기계적이고 사후적으로 관리하면서 명예훼손 사례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최소 하루 5천건이 넘는 기사를 관리하는 포털 뉴스의 속성상 제대로 된 모니터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언론사가 전송한 뉴스를 단지 유통할 뿐 그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까지 담보할 수 없는 포털 입장에서는 오보에 따른 간접책임도 피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포털뉴스의 폐해가 사회문제로 빈번하게 이어지면서 규제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촛불시위에서도 드러나듯 인터넷이 이슈화하고 전통언론이 확산시키는 역의제 설정 흐름이 아예 정착하는 양상이 계속되자 포털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의무 부과에 대한 의견이 거세진 것이다.
또 포털이 서비스의 중립성을 지향한다고는 하나 실제로는 정보통신망법 등 외부 요인에 의해 과도한 게이트키핑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게시글 등에 의해 권리를 침해받은 자가 포털측에 삭제 또는 노출 차단 등의 임시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포털의 이중성, 표현 자유 위기 빠트려
만약 포털이 이 과정에서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권리 침해자에 대해 피해 보상을 해야 하는 만큼 문제가 될만한 게시글은 아예 차단하고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포털이 앞장 서서 표현의 자유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포털의 중립성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자의적 편집은 유지하는 이중성도 여전하다. 한쪽으로는 서비스제공사업자로서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이용자들을 손쉽게 희생시키고, 또 다른 쪽으로는 규제장치는 포털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항변하는 것이다. 포털의 정체성이 헷갈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들은 결국 최대 포식자인 공룡으로 성장한 포털 서비스에 대한 규제와 참여민주주의와 여론 다양성의 보호라는 서로 다른 가치들을 충돌시키고 있다. 현재 포털규제 논의는 단순히 언론화 논의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헌법적인 문제와도 결부되고 있어 복잡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규제 논의의 핵심은 민주주의
우선 신문법처럼 기존 법률 또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포털의 영향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그러나 과거 법률로 규제할 경우 포털뉴스나 서비스를 제대로 범주화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편향성이나 영향력도 어떻게 규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뉴스 서비스 규제도 지나치게 세부적인 것에 개입하려든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포털을 언론중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 있어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인터넷 매개 행위를 언론중재법으로 다루는 것이 적절한지 숙의가 있어야 하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또 이용자 보호 활동이나 저작권 침해와 같은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안전 장치 마련이 요구된다.
이렇게 포털 규제 논의들이 기존 법체계 중심으로 갈 경우 일정한 한계가 예상되는 만큼 포털의 자율적인 노력이 전면에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업성을 지양하고 편파성을 불식시킬 수 있는 뉴스 편집 전문성을 위한 내부교육을 강화하거나 포털 뉴스로 집중되는 서비스 구조를 아웃링크 방식 등으로 전환하는 패러다임 변화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포털 언론화 논의는 광범위한 인터넷 규제 논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위험도가 높다. 일반적으로 정보 매개자의 책임을 강화하면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 및 표현의 자유 침해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뉴스 매개 그 자체에 책임을 부과하게 되면 유사한 사이트들도 향후 다양한 규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즉, 여론 다양성과 관계 법들간의 관계, 미래적인 법제를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포털 언론화 논의는 또다른 사회적 갈등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포털도 규제 논의에 대응하기에 앞서 신속하고 합리적인 대안들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특히 NHN이 네이버 뉴스 편집권을 부분적으로 개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가두기식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혁신하지 못한다면 그런 조치들은 오히려 규제논의를 부추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완전한 개방이 아니라는 데 있다. 또 이해 관계자의 한 축인 언론사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지도 회의적이다.
네이버의 뉴스 편집권 이양은 극히 제한적이다. 뉴스박스의 언론사 선별도 이용자가 선택하지 않으면 기존의 방식이 사실상 그대로 (롤링 형태로) 유지된다.
기존의 뉴스박스 내에 언론사별 페이지가 있지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기능을 이용하고 있을까? 뉴스 소비가 불편해 상당수는 쉬운 서비스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에 도입된 많은 개인화 뉴스 서비스들이 대부분 실패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충성도가 있는 신문사 웹 사이트의 '마이뉴스' 서비스도 실패하는 마당에 포털 내 '마이 뉴스'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
게다가 네이버의 뉴스 홈페이지의 편집권은 살아 있고 다양한 부가 뉴스 서비스들 이를테면 인기 뉴스 서비스 등의 권한은 여전하다. 뉴스 박스 부분만 개방한다는 것인데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주식시장 분위기도 호의적이지 않다. NHN의 개편 발표에도 2일 오후 현재 전반적인 시장 하락세 속에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언론사들도 불만스럽다. 구체적인 것을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런 서비스가 활성화되더라도 충분하고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많은 이용자들이 일부 언론사를 선택함으로써 대다수 매체는 배제될 것이다. 포털내 뉴스의 총 소비량도 감소될 것이다.
이미 뉴스 검색시 아웃링크에서 드러났듯이 언론사로 유입되는 방문자와 페이지뷰가 늘어나더라도 실익은 없었다. 오픈캐스트를 통해 뉴스 콘텐츠가 재구성되더라도 뉴스 검색시 아웃링크와 마찬가지의 결과만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언론사들은 네이버의 캐스터(이용자)들을 더 주목할 것이고 더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품은 더 들어갈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네이버와 유력 매체들은 장기간의 뉴스 공급계약을 맺고 과거 기사에 대해서는 디지털화도 맡기면서 '밀월'관계를 맺고 있다. 전통매체들은 불과 수개월만에 더 부담스럽고 힘든 상대인 네이버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진 것이다.
그러나 NHN 최휘영 대표의 열띤 강연에도 불구하고 이번 서비스 개편의 결과도 역시 네이버 종속의 큰 흐름을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언론사들은 네이버에 목을 매는 형국은 더 지속될 것이다.
물론 이용자들이 네이버를 활용해 '선순환' 정보 유통의 이상적인 패러다임을 구현해준다면 언론사는 약간의 배신감과 더불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것조차 네이버 패러다임 안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지금의 '극찬'과 '기대'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네이버에 대해 전통매체의 호기심이 짙어지는 순간에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촛불집회라는 멍에를 지고 추락하고 있다. 적어도 일부 이용자들의 열띤 응원이 있지만 전통매체들은 다음을 향해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있다.
어제 조선, 중앙, 동아 등 한국의 유력 신문사들은 다음측에 사실상의 뉴스 공급 중단을 통지했다. 아직 중단이 현실화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만약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첫째, 조중동이 다음에 기사공급 중단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겠는가.
둘째, 다음이 조중동 뉴스를 받지 않고 얼마나 지속할 수 있겠는가(다음이 '문제'가 되는 일부 서비스들에 조치를 취하는 것을 포함해서)
셋째, 뉴스 소비자들은 탈네이버, 친다음, 반조중동을 인터넷에서 얼마나 지속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상황에서는 조중동과 다음은 일정한 수준의 합의 내지는 조건부 제공을 하게 될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뉴스 소비자들의 경우는 이들 매체에 대해 일정한 감정의 앙금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음을 포함, 포털사업자의 상업성에 대해 다시 주목하게 될 것이다. 다음은 조중동의 공세 속에서 주가 하락세가 깊어지고 있다.
유의해야 할 부분은 포털사업자의 변신이 철저히 자본의 관점에서 이뤄지는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 유저의 목소리를 수렴한 것인지 점검하는 부분이다. 포털사업자는 늘 그 중간 지대에서 잘 움직여 왔으나 전통매체와 정치라는 관계가 결부되면서 적나라한 줄타기가 노출될 상황이다.
전통매체 역시 인터넷 유저들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남기게 됨으로써 인터넷 생태계에서의 새로운 번식이 위협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매체는 사실상 인터넷 시장에 대해 주목하지 않았지만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사들은 온라인 광고 비즈니스를 위해 포털사업자와 협력관계가 불가피하다.
자본력이 있는 유력매체들이 인터넷 유저들과 대립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조선일보의 간부가 지난달 27일 인터넷 카페에 '해명성 글'을 보낸 것은 이들과 화합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사태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더 많은 상처를 입을지는 이미 결론이 나 있다. 집단지성의 현명함이 포털과 전통매체의 또다른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개편이든, 다음의 선택이든 뉴스 소비자는 전통매체와 격돌과 결합하는 인터넷 시장의 파노라마를 지켜 보면서 미디어 패러다임의 큰 변화를 직접 체험하는 역사적인 기회를 맞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발표 정책과 다음에 대한 조선,중앙,동아 3사의 뉴스 공급 중단 조치. 필로스님의 표현대로 인터넷 시장을 뒤흔들만한 큰 변화가 이번주에 2건이나 연달아 생겼습니다. 이 사태에 관해 일각에서는 다음의 위기이며 네이버는 기회라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관련글: 포털 뉴스 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다음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며 기존 언론에 타격이 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관련글: 조중동의 자충수 그리고 이..